3일만에 처음으로 아침밥을 사진으로 남겨놨네요.
고등이구이 정식으로 시작합니다.
고등어는 맛났는데 밥이 양이 너무 적어서 아쉬웠음...
오늘의 첫 목적지는 여우신사라는 별명이 있는 후시미이나리.
아침을 해결한후 버스를 타고 20-30분 가량 이동하게 되는데 유명관광지답게 아침부터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신사로 올라가는 길엔 벌써부터 많은 먹거리들이 자리잡고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이미 아침을 배부르게 먹고 온 저희에겐 효과가 없죠.
먹거리골목들과 많은 인파들을 헤치고 올라가다보면
드디어 이곳의 마스코트격인 여우동상과 함께 신사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런 여우상은 신사 곳곳에서 자주 볼수있는데 모두 비슷하게 생겼으나 저마다 입에 물고있는 것이 다릅니다.
무엇을 물고있느냐에 따라 각자가 가진 의미도 다르다고 하네요.
사실 많은 분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센본도리이(千本鳥居) 때문이실테지만
센본도리이 진입하기전의 신사 초입부도 나름의 운치가 있는 공간이니 천천히 한번 둘러보심이 좋을듯 합니다.
길을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다보면 드디어 센본도리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름이 센본(千本)이긴 하지만 이곳의 도리이는 계속해서 늘어나왔고
현재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일만개를 훌쩍 넘어선 상태입니다.
워낙 갯수가 많아지다보니 이런 도리이의 터널은 신사가 위치한 산 정상까지 이어져있으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관광객분들은 초반부 출구가 있는곳 까지만 올라오신 후 되돌아갑니다.
오른쪽이 올라가는길, 왼쪽은 첫 출구에서 되돌아 내려오는길...
관광객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이 초반부의 도리이 터널에서 사진을 찍는건 정말 힘듭니다.
사람들이 정말 끝없이 밀려오거든요.
도리이는 워낙 길게 이어져있으니 초반부만 보고 내려가신다면 어쩔수없지만 여유롭게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물론 타이밍만 좋으면 초반부에서도 이렇게 사진찍을 기회가 오기도 합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도리이 호수별 가격 안내판이 붙어있습니다.
터널을 이루고있는 도리이가 몇호짜리 인진 모르겠지만 일단 제일 싼 5호가 17만5천엔이네요 ㄷㄷ
센본도리이는 산길을 따라 정말 끝없이 이어져있습니다.
이 많은 도리이들을 어떻게 다 설치했나 궁금할 정도로 계속해서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리이를 따라 걸어가는 터널속의 분위기나,
나무들의 초록색과 붉은 도리이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느낌은
질리지도않고 계속 사람을 감탄하게 만듭니다.
기나긴 센본도리이 길은 항상 도리이들만 있는건 아닙니다.
붉은 도리이들을 따라올라오다보면 전혀 색다른 풍경을 보여주기도 하죠.
올라오는 길이 어쨌거나 산을 오르는 등산로기때문에 이쯤에서 잠시 쉬어갔습니다.
사실 저희는 오르기전엔 센본도리이 코스를 만만하게 봤었기때문에
시간도 많은데 정상까지 가볼까 라는 마음가짐이었습니다만, 네 무리입니다.
대략적인 센본도리이의 전체 약도입니다.
오른쪽에 千本鳥居라고 적힌곳이 두갈래길래 나누어져있던 시작지점인데,
저희가 한참을 올라와서 휴식을 취한곳이 중앙에 있는 熊鷹社...
비록 저희가 남는게 시간이라지만 정상까진 무리라고 판단하여 이쯤에서 되돌아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내려가는길에 새롭게 도색작업중인 도리이를 발견.
도리이 뒷면에 아무런 글자들이 없는걸 보니 새로 설치중인 도리이가 아닐까하는 생각.
되돌아내려오다보면 간단한 기념품과 음료들을 파는 가게들도 보입니다.
별로 사먹을건 없어서 지나치려는데 가게앞에 아깽이들이 뒹굴면서 애교를 부려대서 한참을 그앞에 붙잡혀있었습니다.
아깽이들이 사람들과 놀아주는(?)동안 어미고양이는 가게 입구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있는 귀여운 광경이..
한참을 걷고 내려오니 약간 출출하긴하지만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따뜻한 차와 모찌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움직이기로 합니다.
다시 아침에 버스에서 내렸던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목적지는 숙소에서 후시미이나리까지 내려온만큼 더 아래로 내려가야 있는 곳입니다.
버스가 약간 돌아가기때문에 꽤 오래 탄 뒤에야 목적지에 하차할 수 있었습니다.
히고마치(肥後町)라는 곳인데 고층 건물은 거의 보이지않는,
낮은 건물들과 주택들만 옹기종기 모여있는 조용한 동네입니다.
이 조용한 주택가를 따라 5~10분정도를 걸어가면 드디어 목적지에 도달합니다.
겉으로 봐서는 무얼 하는 곳인지 딱 떠오르지않지만
오래된 분위기는 풍겨져 나오는 곳.
양조로 유명한 후시미구에서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후지오카 주조 입니다.
제대로 온게맞나 하는 의심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보면 조용하고 깔끔한 내부 분위기가 반겨줍니다.
사케의 판매는 물론 이곳에서 바로 맛보는 것도 가능한데,
맛볼수있는 카운터석 앞쪽으로 양조탱크들이 바로 들여다보이네요.
주중에만 맛볼수있는 3잔짜리 세트와 함께 간단히 먹을수있는 안주를 주문했습니다.
주중세트는 900엔,, 안주는 500엔 정도 하는데, 간단히 시음해본다 라는 느낌이라 안주들 또한 간단한것들 뿐입니다.
한잔씩 나올때마다 이건 어떠한 술이며 어떻게 만들어진건지 간략하게 설명을 덧붙여 주는것도 좋았고,
맛 또한 사케를 직접 빚는곳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것을 바로 마시는거라
정말 깔끔하고 청량해서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양조장이다보니 사케를 따로 판매도 하는데, 친구는 한병을 사고 전 그냥 나왔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한병 사들고왔어야했네요. 왜 안사왔는지 계속 생각나고 아깝습니다...
후지오카 주조를 나오니 벌써 한참 점심때입니다만, 주변이 죄다 주택가다 보니 적당한 밥집이 없습니다.
밥집을 찾아 한참 방황하다 겨우 한군데를 찾았더니 2시가 넘어서 주문을 안받는다고... ㅠㅠ
결국 점심을 생략하고 바로 와버렸습니다.
사케로 유명한 겟케이칸(=월계관)의 오쿠라 기념관 입니다.
본래 양조장으로 실제 쓰이던 곳이었으나 현재는 사케양조과정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리고 겟케이칸 사케의 역사 등을 전시해놓은 박물관으로 바꾸어 관광객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300엔이지만 입장객들에게 겟케이칸의 작은 사케를 한병씩 선물로 주니까 뭔가 이득인 기분입니다.
딱히 내부에서 사진촬영 금지라는 말은 못본것 같지만
사케를 몇잔 마시고와서 그런지 괜히 몰입하여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느라 사진 찍을 생각을 하나도 못한 본인...
양조과정들과 그 재료들, 사용도구들, 양조의 역사 그리고 1600년대부터 이어져온 겟케이칸의 역사들을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박물관의 끝에 다다릅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역시나(?) 시음코너가 있네요.
겟케이칸의 사케와 과실주를 포함해 3잔정도를 맛볼수 있는데 점심도 못먹고 사케만 6잔째 마시고있습니다 ㅎㅎ
오늘밤에는 숙소에서 안주거리들을 사다가 먹을 생각이라 겟케이칸에서 자두와인 한병을 샀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사케를 안산걸 후회합니다...
또다시 이동할 시간입니다.
어느새 점심을 못먹은건 잊어버렸습니다. 저녁에 많이 먹으면 되죠 뭐..
겟케이칸을 나와서 후시미의 오래된 주택들과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다시 버스정류장으로 갑니다.
이번 목적지는 기요미즈데라 입니다.
후시미이나리에 이어서 또다시 등산코스네요 ㅎㅎ
피로누적에 아침부터 등산(?)을 하다보니 이쯤되어선 다리가 꽤나 아파왔습니다만 그래도 올라가야죠 어쩌겠어요..
현재 기요미즈데라는 헤이세이 대개수(平成の大改修)라는 대보수기간에 따라 대보수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제가 이전에 갔었던 2016년만 해도 본당은 공사가 진행되지않고 있었지만
2017년부터 공사에 돌입하여 2020년까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마 공사가 끝나기 전까진 기요미즈데라 본당의 제대로 된 모습은 보기가 힘들겠네요.
이 대보수때문에 기요미즈데라를 여행일정에서 빼는 분들도 많다고 하시더라구요.
기요미즈데라에 오면 빼먹을수 없는 사진포인트 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교토의 풍경이기도 하구요.
전에 왔을땐 한낮이었는데 오늘은 해질녁이라 또다른 느낌이네요.
그리고나선 공사중인 본당으로 들어왔습니다.
12월 말이 다 되어가는데도 아직 남아있는 단풍잎들이 노을빛에 반짝거리는게 눈에 띕니다.
본당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풍경인데 녹색과 회색빛 풍경속에서 붉은빛 하나가 존재감을 뽐냅니다.
나중에 본당 뒤편 길을 따라서 갈수 있는 코야스노토(자안탑) 입니다.
본당을 나와서 산책로를 따라 가다보면 현재 공사중인 본당의 전체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사가 잘 끝나서, 기요미즈데라의 메인 샷이라는 본당의 모습을 다시 보고싶네요.
산책로에 끄트머리에 있는 이곳이 아까 잠시 나왔던 코야스노토(자안탑) 입니다.
제가 알고있기로는 일본에 있지만 우리나라 탑의 형식을 그대로 본따 지은 탑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이 탑까지 오기전에 길을 따라 내려가시지만, 전 이 탑까지 오는걸 추천드립니다.
여기 자안탑에서 본당을 포함한 기요미즈데라 전체전경을 볼수있거든요.
본당이 공사중만 아니었더라면 더 멋졌을텐데 ㅠㅠ
2020년까지 공사, 그러니까 2021년은 되어야 대보수가 완료되고 제 모습을 찾을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때쯤에 맞춰서 다시한번 와봐야겠습니다.
기요미즈데라까지 보고 나오니 작은 골목길들에 어둠이 내리며 교토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해가 거의 져가지만 아직 마지막으로 들러야할 목적지가 한군데 더 있네요.
계획 세울땐 생각안한 곳이지만 갑작스럽게 가보자고 해서 산넨자카, 니넨자카를 지나
작은 골목길들을 헤메면서 찾아간 곳, 호칸지 입니다.
해가 넘어가버린 저녁무렵에 와서 그런지
가까이서 보니 훨씬 더 웅장한 느낌을 주는 호칸지 5층탑은,
하나둘씩 들어오는 가로등불빛과 가게불빛들 그리고 그것들이 밝혀주는 주위의 작은 골목길들과 어우러져서
교토가 가진 또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비록 내부는 출입불가라 외부에서 보는걸로 만족해야 했지만 만족스러웠네요.
그렇게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까지 다 둘러보고나니 오후 5시가 훌쩍 넘은 시간.
점심도 거르고 여태 돌아다니다 보니 슬슬 한계가 오는지라 빠르게 버스를 타고 기온으로 이동..
교토에서, 저녁무렵에, 뭘 먹어야할지 고민된다면,
폰토쵸로 향하면 되죠.
1일차에 이어서 또다시 폰토쵸를 찾았습니다.
메뉴가 너무 다양해서 뭘먹어야 잘먹었다 할지 고민하면서 방황하다보니 눈에띈 카츠규.
규카츠로 유명한 카츠규가 보이니 바로 들어가기로 결정, 그리고 역시나 만족스러웠습니다.
만족스럽게 규카츠를 먹고 나왔지만, 맛은 만족해도 점심을 굶어서 그런지 조금 부족한 양...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지나가는데 마침 보이는 츠케멘전문점, 츠루카메.
츠케멘전문점이긴 하지만 친구놈은 츠케멘을, 저는 일반 소유라멘을 주문했습니다.
방금 규카츠를 먹어서 배가 좀 찼을텐데도 꽤 맛있더라구요.
드디어(?) 배를 만족스럽게 채웠지만 아직 오늘의 먹방은 끝나지않았습니다.
겟케이칸에서 가져온 사케와 자두와인이 남아있고, 이것들과 같이 먹을 안주들도 사러가야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노리는건 백화점 식품코너의 마감할인이었죠.
배도 부르니깐 시간도 때울겸 천천히 다이마루 백화점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마감할인에서 열심히 집어온 결과물...
안주가 아니라 한끼식사 아니냐는 말도 들었지만, 뭐 어떻습니까 ㅎㅎ
겟케이칸의 사케는 뚜껑이 사케잔으로 변하는거에 신기했고, 맛도 꽤 깔끔해서 괜찮았습니다.
물론 후지오카 주조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공짜로 받은게 이정도면 좋죠.
겟케이칸 자두와인은 달달하고 알콜느낌이 거의 없어서 자두음료 같은 느낌이었네요. 평범무난 음음
먹방과 함께 3일차, 교토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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